분리, 정서적 초연, 감정적 분리(emotional detachment, detachment)는 정서적으로 혹은 불안을 촉발하는 특정 상황을 회피하여 불안을 다루는 방식으로서 타인과의 연결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즉 정서적 연결을 회피하는 것을 말한다. 높은 수준의 정서가 개입되는 상황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일 수도 있고, 이인증성 장애(depersonalization disorder)와 같은 만성질환(chronic condition)일 수도 있다.
분리는 다른 정신증상에 비하여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분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서 표현 능력, 공감 능력, 정서적 연결 형성 능력이 떨어진다. 이들은 여러 불안증이나 스트레스 장애에 빠질 위험이 있다. 또한 사적인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도 힘들 수 있다. 이들은 마음이 딴 데 가 있어서 무언가에 몰두해 있거나(preoccupied) 현실을 완전히 떠난(not entirely present) 것처럼 보인다. 혹은 현실을 인지하고 있어도 정서적인 행동(emotional behavior)을 취해야 할 때에조차 이지적인 행동(intellectual behavior)만을 보일 때도 있다. 이들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되는 것도 힘들며, 과거의 트라우마(trauma)를 연상케 하는 행동, 장소, 사람을 피하기도 한다. 이러한 해리(dissociation)는 집중력 부족을 가져와서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기억상실(amnesia)에 걸릴 수도 있다. 몇몇 경우, 이들은 공감을 해주거나 받는 데에 있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데, 이는 자기애성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와 관련될 가능성도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1]
분리는 종종 생애 초기 심리적 트라우마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대나 방임적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성인과 같은 분리를 경험할 수 있다.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라는 항우울제(antidepressants)의 경우, 장기간 복용하거나 다른 여려 종류의 SSRI를 차례대로 복용하면 정서둔마(emotional blunting)를 일으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분리에 대한 치료는 발생 원인에 따라 다르다. 다른 질환으로 인하여서 분리와 개방성(openness)에 대하여 분투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전문가는 이를 먼저 치료하라고 제안할 것이다. 이러한 질환으로는 우울,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경계선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등이 있다.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는 이러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정서적 문제가 트라우마의 결과라면 의사는 심리치료나 대화요법(talk therapy)을 추천할 것이다. 치료는 학대의 영향을 극복하도록 도울 것이다. 이전에는 분노를 촉발하게 하거나 정서마비(emotional numbing)를 가져다 준 경험이나 불안들에 대해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배울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정서적 거리(emotional distance)가 문제되지 않는다. 이 경우 치료법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어서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느끼면,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 심리치료사나 기타 정신건강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2]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활동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3]
분리는 높은 수준의 정서가 개입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반응하게 하는 정적행동(positive behavior)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분리는 사적 혹은 사회적 이유에서 정서적 연결(emotional connections)에 개입되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한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피하는 것이 된다. 이런 점에서 분리는 개인의 바운더리(boundaries)와 심리적 안정(psychic integrity)을 유지하고, 정서적 요구와 관련하여 타인으로부터 받거나 타인에게 가할 원치 않는 영향을 피할 수 있게 한다. 분리는 타인의 정서나 감정에 개입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된 심리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분리는 반드시 공감을 피한다는 뜻이 아니며, 공감으로 인하여 압도당하거나 조종당하지 않는 것을 이성적으로 선택해야 할 때 필요로 하는 곳에 이르게 한다.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분리의 용례로는 정서적 바운더리 관리(emotional boundary management)가 있다. 예를 들어, 정서적인 부분에서 과도한 요구를 하는 까다로운 동료나 친척 등이 얽힌 정서적 개입을 피하려는 경우이다. 혹은 다이어트 중인 배우자가 음식을 애원하는 것을 무시해야 하는 배우자나 아이가 떼쓰는 것에 무관심을 보여야 하는 부모를 도와주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데 활용될 수도 있다. 분리는 해리, 이인증(depersonalization), 혹은 이인증의 임상적 형태인 이인증성 장애(depersonalization disorder)와 같은 정서마비(emotional numbing), 정서둔마 등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정서마비나 정서둔마는 정서로부터 단절된 상태이며, 학대나 심각한 방임과 같은 어렸을 적의 트라우마적 사건들에서 대응할 수 있는 생존 기술(survival skills)로서 자주 사용된다. 오랜 시간 많이 사용하다 보면, 일상 스트레스를 다루는 습성(second nature)이 되기도 한다. 분리는 관련된 사람에게 공감으로 연결되지 않으려는 자발적인 결심을 바탕으로 고문이나 학대와 같은 극도의 잔인한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공동절교(shunning)나 부모따돌림(parental alienation, PA)과 같은 사회적 배척(social ostracism)은 또다른 사례로서, 누군가를 배제하려는 자발적인 결심으로 공동절교 당하는 쪽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형성하게 하는 것이다.
정서적분리장애(emotional detachment disorder)는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가 자신의 작품 『댈러웨이부인(Mrs Dalloway)』에서 묘사한 가상의 증상이다. 소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참전용사 셉티무스 워렌 스미스(Septimus Warren Smith)를 통하여서 울프는 이러한 복잡한 심리적 증상을 기술하였다. 소설에서 스미스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와 해리와 관련된 증상을 겪고 있다. 이러한 장애에 대한 전형적인 증상을 잘 포착하였다고 할 정도로 울프의 설명은 매우 상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