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티 아그리피나이 (Horti Agrippinae, 아그리파의 정원)은 고대 로마의 대(大) 아그리파가 지은 호화로운 별장이다. 오늘날 이탈리아 로마의 테베레강 서쪽 지대의 성 베드로 대성전이 있는 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1] 테베레강 인근까지 뻗어 있는 규모였으며 주랑 현관이 있는 테라스가 세워져 있었다.
아그리파의 별장은 아게르 바티카누스에 지어졌는데[2] 이는 로마시의 성벽 바깥쪽에 해당되는 충적평야로 기원전 1세기 말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였으며, 귀족 일가 소유의 개인 별장, 즉 '호르티' (Horti)가 지어지던 곳이었다.[3]
처음 지어진 뒤 아그리파의 아들이었던 칼리굴라가 물려받았으며[4] 전차 경주 애호가로서 전용 경기장을 이곳에 세웠는데 이를 네로 원형 경기장이라 부른다. 서기 64년 로마 대화재 이후 네로 황제가 기독교 박해 정책을 펼칠 당시에는 기독교인들의 처형식이 이곳에서 이뤄졌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5] 이들 중 한 사람이 원형 경기장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사도 베드로였는데, 처형 후 베드로의 유해는 코르넬리아길 인근의 공동묘지에 묻혔고 그 무덤은 이후 수세기 동안 기독교 순례지가 되었다. 324년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베드로의 무덤을 찾아 성 베드로 대성전을 짓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지어진 부지가 호르티 아그리피나이와 원형경기장 일대였다.
호르티 아그리피나이에는 네로 황제의 개인 극장이 세워졌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2023년 페니텐치에리궁 안뜰에서 이뤄진 발굴 조사 과정에서 발견되었다.[6]